수출보험, 적하보험으로는 막지 못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배가 무사히 도착해도 돈을 못 받는 일은 따로 있습니다.
수출을 시작하시면 보험 이야기를 한 번은 듣게 되고, 대개는 적하보험을 들면서 보험 문제가 정리되었다고 생각하시게 됩니다. 그런데 적하보험은 운송 중에 물건이 깨지거나 젖거나 없어지는 경우를 막아 주는 보험입니다. 물건이 멀쩡히 도착한 뒤에 대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은 그 보험이 보는 영역이 아닙니다.
이 자리를 메우려고 나라가 따로 운영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흔히 수출보험이라고 부르고, 법에서는 무역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습니다. 오늘은 이 제도가 무엇을 지켜 주는지, 적하보험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알아보시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상황을 하나 가정해 보겠습니다. 미국 바이어에게 자동차 부품 3,000만원어치를 보내면서 대금은 물건을 받고 60일 뒤에 송금받기로 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거래가 아니라 설명을 위해 만든 숫자이지만, 이 3,000만원과 60일이 글 끝까지 따라 나옵니다.

물건이 아니라 돈을 지키는 제도입니다
수출보험은 화물이 아니라 받지 못한 대금을 보는 제도입니다.
법이 무역이나 그 밖의 대외거래와 관련하여 생기는 위험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라고 목적을 밝혀 두었기 때문입니다. 물건이 상하는 위험은 이미 다른 보험이 맡고 있으니, 남는 것은 거래 상대와 그 나라 사정에서 오는 위험이 됩니다.

가정한 3,000만원을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부품은 문제없이 도착했고 바이어도 잘 받았다고 답을 보냈는데, 60일이 지나고 90일이 지나도 송금이 오지 않습니다. 물건은 이미 상대 손에 있어서 돌려받을 수도 없고, 적하보험은 화물에 아무 일이 없었으니 나설 자리가 아닙니다. 바로 이 구간이 비어 있습니다.

화물 쪽 위험을 어디까지 덮어 주는지는 적하보험은 누가 들고 무엇까지 덮나 편에 정리해 두었으니, 두 보험을 나란히 놓고 보시면 빈자리가 더 분명해집니다.
그러면 대금을 먼저 받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결제 조건을 바꾸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대금을 먼저 받는 방식으로 바꾸면 위험은 줄지만 거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물건을 받기도 전에 돈을 다 보내 달라는 조건을 받아들일 바이어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 거래를 트는 상대일수록 그렇고, 경쟁사가 후불을 열어 준다면 조건 하나로 거래가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후불을 열어 주되 그 위험을 따로 덮는 쪽을 찾게 됩니다.

가정한 건에서 60일 후불을 30일로 당기거나 신용장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기는 합니다. 다만 신용장은 은행 수수료와 서류 부담이 따라오고, 조건을 조이는 만큼 상대가 다른 곳을 알아볼 여지도 생깁니다. 결제 조건별로 무엇이 다른지는 T/T 송금과 신용장의 차이 편과 신용장 대금 지급이 이루어지는 순서 편에 나누어 두었습니다.

정리하면 조건을 조여서 위험을 없애는 길과, 조건은 열어 두고 위험만 덮는 길이 함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상대와의 관계나 물량에 따라 달라지니 한쪽이 늘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이 제도는 어떤 모양으로 되어 있을까요?
종류와 조건은 법이 아니라 공사가 정합니다
수출보험의 세부 내용은 법조문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습니다.
법이 그 부분을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맡겨 두었기 때문입니다. 무역보험의 종류는 공사가 산업통상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정하도록 되어 있어서, 어떤 상품이 있고 얼마를 어디까지 덮어 주는지는 공사 쪽 기준을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본 조건을 그대로 우리 건에 적용하시면 어긋날 수 있습니다. 가정한 미국 바이어 건이라도 상대의 신용 상태나 그 나라 사정, 우리 회사의 수출 실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확실한 답은 공사에 우리 건의 내용을 놓고 물어보실 때 나옵니다.

또 하나 알아 두시면 좋은 것은 이 제도가 수출만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이 말하는 무역에는 수입도 들어가는데, 다만 국민경제에 중요한 자원이나 물품을 들여오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재 수입까지 폭넓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무엇부터 하면 될까요?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알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제도는 사고가 난 뒤에 찾으면 늦습니다.
이미 대금이 밀린 상태에서는 덮을 수 있는 것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험이라는 것이 대체로 그렇듯이,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미리 걸어 두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니 새 바이어와 후불 조건으로 처음 거래를 트실 때가 알아보기 좋은 시점입니다. 가정한 3,000만원짜리 건이라면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상대 회사 이름과 나라, 결제 조건과 금액을 정리해 두시고 그 상태로 공사에 문의해 보시는 순서를 권해 드립니다. 조건이 맞지 않아 안 되는 경우라도, 그 사실을 계약 전에 아는 것과 물건을 보낸 뒤에 아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수출보험과 적하보험은 무엇이 다른가요?
보는 위험이 다릅니다. 적하보험은 운송 중에 화물이 깨지거나 젖거나 없어지는 경우를 보고, 이쪽은 물건이 무사히 도착한 뒤에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봅니다. 둘은 서로를 대신하지 못하므로 필요하면 각각 준비하시게 됩니다.
어떤 상품이 있고 보험료는 얼마인가요?
법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무역보험의 종류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산업통상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정하도록 되어 있어서, 상품 구성과 요율은 공사 기준을 확인하셔야 정확합니다. 우리 건의 상대국과 금액, 결제 조건을 정리해서 문의하시면 답이 빠릅니다.
수입할 때도 쓸 수 있나요?
법에서 말하는 무역에는 수입도 들어가지만 범위가 좁습니다. 국민경제에 중요한 자원이나 물품을 들여오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소비재 수입까지 폭넓게 열려 있지는 않습니다. 해당 여부는 공사에 확인하시는 것이 확실합니다.
이미 대금이 밀렸는데 지금 가입할 수 있나요?
권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사고가 이미 일어난 뒤에는 덮을 수 있는 것이 남지 않는 것이 보험의 성격입니다. 지금 밀린 건은 회수 쪽으로 따로 알아보시고, 앞으로의 거래에 대해서만 준비하시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새 바이어와 후불을 열 때가 알아볼 시점입니다
수출보험은 화물이 아니라 돈을 보는 제도이고, 적하보험을 들었다고 해서 이쪽까지 덮이지는 않습니다. 물건이 무사히 도착한 뒤에 대금이 들어오지 않는 구간은 따로 비어 있고, 그 자리를 나라가 공사를 통해 메우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세부 조건은 공사가 정하는 영역이라 여기서 단정해 드릴 수 없지만, 언제 알아봐야 하는지는 분명합니다. 가정한 3,000만원처럼 새 바이어에게 후불로 처음 보내시는 건이 있다면 계약 전에 한 번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서류를 챙겨 두면 문의가 수월할지 헷갈리신다면 거래 조건만 알려 주셔도 함께 정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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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험법 제1조(목적), 제2조(정의), 제3조(무역보험의 종류), 제37조(한국무역보험공사)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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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보험공사 — 무역보험 상품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