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을 받았는데 왜 대금이 안 들어오나요?
물건은 이미 배에 실렸습니다. 서류도 다 갖춰 은행에 냈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연락이 옵니다. 서류에 하자가 있어 지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바이어에게 전화하면 물건은 잘 받았다고 합니다. 품질도 문제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돈은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은행은 물건을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사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서류입니다
무역 대금 결제 방식 중에 신용장(L/C)이 있습니다. 수입자가 자기 거래은행에 부탁해 "서류만 제대로 오면 우리가 대신 돈을 내겠다"고 약속하게 만드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은행이 무엇을 근거로 판단하느냐입니다. 국제상업회의소가 정한 UCP 600 제5조는 이렇게 정해 두고 있습니다. 은행은 서류를 다루는 것이지 물품이나 용역을 다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한 줄이 실무에서 두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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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 | 결과 |
|---|---|
| 물건에 문제가 있는데 서류는 완벽 | 은행은 지급한다 |
| 물건은 완벽한데 서류에 하자 | 은행은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
그래서 L/C 거래에서 실제로 다투는 곳은 창고가 아니라 서류철입니다.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서류가 어긋나면 대금이 멈춥니다.

신용장 거래 절차는 여덟 단계입니다
순서를 알면 어느 지점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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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 | 하는 일 | 누가 |
|---|---|---|
| 1 | 매매계약에서 L/C 결제로 합의 | 수출자와 수입자 |
| 2 | 개설 신청 | 수입자 |
| 3 | L/C 발행과 통지 | 개설은행, 통지은행 |
| 4 | 조건 검토 | 수출자 |
| 5 | 선적 | 수출자 |
| 6 | 서류 제시 | 수출자 |
| 7 | 서류 심사와 지급 | 매입은행, 개설은행 |
| 8 | 서류 인도와 화물 인수 | 수입자 |

여기서 가장 많이 건너뛰는 것이 4단계입니다.
L/C를 받으면 대금이 보장됐다고 생각해 바로 생산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서류는 수입자가 신청한 대로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지킬 수 없는 조건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선적기일이 생산 일정보다 빠르거나, 요구 서류에 우리가 발급할 수 없는 증명서가 들어 있거나, 분할선적이 금지돼 있는 식입니다. 이런 조건은 물건을 만들기 전에 확인해야 고칠 수 있습니다. 선적한 뒤에는 조건을 바꾸려면 수입자에게 조건변경을 요청해야 하고, 그때는 이미 협상력이 없습니다.

시간 제한이 세 개 걸려 있습니다
L/C에는 날짜가 세 개 있고, 셋 다 놓치면 지급이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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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한 | 내용 |
|---|---|
| 선적기일 | 이 날짜까지 물건을 실어야 한다 |
| 서류제시기간 | 선적일 다음부터 21일 이내에 서류를 내야 한다 |
| 유효기일 | 이 날짜가 지나면 서류를 내도 소용없다 |
서류제시기간은 UCP 600 제14조에 정해져 있습니다. 선적일 후 21일 이내이되, 어떤 경우에도 유효기일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선적을 유효기일 직전에 하면 21일이 남아 있어도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은행이 서류를 보는 시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조항에서 제시일 다음 날부터 최대 5은행영업일 안에 심사를 마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은행은 하자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하자는 대부분 같은 자리에서 납니다
서류 심사에서 걸리는 항목은 정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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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 유형 | 어떻게 생기나 |
|---|---|
| 기한 초과 | 선적이 늦거나 서류 제시가 늦다 |
| 품명 불일치 | 송장 품명이 L/C 문구와 다르다 |
| 금액 초과 | 청구 금액이 L/C 한도를 넘는다 |
| 통화 불일치 | L/C와 다른 통화로 송장을 썼다 |
| 서류 누락 | 요구 서류 중 하나가 빠졌다 |
| 서류 간 불일치 | 송장과 선하증권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 |
| 사고부 선하증권 | 화물 상태에 이상 표기가 붙었다 |
두 번째가 가장 많습니다. 상업송장의 품명은 L/C에 적힌 표현과 일치해야 합니다. 다른 서류는 어긋나지만 않으면 되는데 송장만 기준이 엄격합니다. 송장을 어떻게 채우는지는 커머셜인보이스 양식, 어느 칸을 채워야 하나요?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여섯 번째도 흔합니다. 송장, 포장명세서, 선하증권에 같은 정보를 여러 번 적기 때문입니다. 한 곳을 고치고 다른 곳을 안 고치면 그 자리에서 하자가 됩니다.
발행만 되면 안전한가
두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
첫째, 취소 가능성입니다. UCP 600을 따르는 L/C는 별도 표시가 없어도 취소불능입니다. 수입자가 마음이 바뀌어도 일방적으로 무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개설은행의 신용도입니다. 지급을 약속한 것은 수입자가 아니라 은행입니다. 그 은행이 문제가 생기면 약속도 함께 흔들립니다. 거래 상대국의 정세가 불안하거나 개설은행이 낯선 곳이라면, 신용도가 높은 제3의 은행이 지급을 추가로 확약하는 확인을 붙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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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지급 확약자 | 언제 쓰나 |
|---|---|---|
| 일반 L/C | 개설은행 | 개설은행을 신뢰할 수 있을 때 |
| 확인 L/C | 개설은행과 확인은행 | 상대국 위험이나 은행 위험이 있을 때 |
확인을 붙이면 수수료가 늘지만, 회수 불안이 큰 거래에서는 그 비용이 보험료 성격이 됩니다.

송금 방식과 무엇이 다른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두 방식을 놓고 보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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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목 | L/C | 사후송금 방식 |
|---|---|---|
| 대금 지급 주체 | 은행 | 수입자 |
| 수출자의 위험 | 낮다 | 수입자가 안 주면 방법이 없다 |
| 수입자의 부담 | 개설 수수료와 담보 | 없다 |
| 서류 부담 | 무겁다 | 가볍다 |
| 처리 기간 | 길다 | 짧다 |
| 적합한 상황 | 첫 거래, 금액이 큰 거래 | 신뢰가 쌓인 반복 거래 |
거래를 트는 단계에서는 L/C를 쓰고, 몇 차례 문제없이 오간 뒤에 송금 방식으로 바꾸는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서류 부담과 위험을 맞바꾸는 셈입니다.

받은 날 확인할 여섯 가지
L/C가 통지되면 그날 안에 확인하십시오. 늦어질수록 고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듭니다.
-
선적기일이 우리 생산 일정 안에 들어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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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일과 서류제시기간이 선적 후 일정에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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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 서류를 전부 우리가 발급받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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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명 문구를 송장에 그대로 옮길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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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선적과 환적이 허용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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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과 통화가 계약과 같은가
하나라도 걸리면 선적 전에 조건변경을 요청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
은행은 물건이 아니라 서류를 봅니다
-
받은 날 조건부터 검토해야 고칠 수 있습니다
-
날짜 제한이 세 개이고 서로 물려 있습니다
-
하자는 대부분 품명과 서류 간 불일치에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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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국 위험이 크면 확인을 붙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신용장 조건을 받아 보긴 했는데 우리 일정으로 지킬 수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사본 한 장만 보내 주셔도 됩니다. 어느 조건이 위험한지, 무엇을 고쳐 달라고 해야 하는지 정리해서 알려 드립니다. 통관과 원가까지 함께 보시려면 관세 계산, 부가세까지 원가에 넣고 계신가요?도 참고하시면 됩니다.
FAQ
신용장을 받으면 대금은 확실히 보장되나요?
조건을 지켰을 때 보장됩니다. 은행의 지급 약속은 서류가 조건에 맞을 때만 유효합니다. 물건을 제대로 보냈더라도 서류에 하자가 있으면 은행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보장의 대상은 거래가 아니라 서류라고 이해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하자가 나면 대금을 아예 못 받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입자가 하자를 받아들이면 지급이 진행됩니다. 다만 이때 결정권이 수입자에게 넘어갑니다. 값을 깎아 달라거나 조건을 바꾸자는 요구가 붙을 수 있습니다. 하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 협상력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서류는 언제까지 내야 하나요?
선적일 다음 날부터 21일 이내이되, 유효기일을 넘길 수 없습니다. 둘 중 먼저 오는 날이 실제 마감입니다. 선적을 유효기일에 가깝게 하면 21일이 남아 있어도 쓸 수 없으므로, 선적 일정을 잡을 때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조건이 우리에게 불리하면 어떻게 하나요?
조건변경을 요청합니다. 수입자가 개설은행에 신청해야 반영되므로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통지받은 즉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적한 뒤에 요청하면 이미 물건이 나간 상태라 협상이 어려워집니다.
확인은 언제 붙이는 것이 좋은가요?
거래 상대국의 정세가 불안하거나 개설은행이 생소한 경우입니다. 금액이 크고 회수 지연이 회사에 타격을 주는 거래라면 수수료를 감수할 만합니다. 반대로 오래 거래한 상대이고 개설은행이 국제적으로 알려진 곳이라면 굳이 붙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 국제상업회의소 UCP 600 제5조 및 제14조, 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