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하목록, 이것이 들어가야 내 화물이 조회됩니다
배는 왔는데 화물이 조회되지 않는다면 이것이 빠진 것입니다.
수입을 처음 진행하시는 분들이 자주 겪는 일이 있습니다. 선사에서 도착 통보는 받았고 배도 부산항에 들어왔는데, 유니패스에 선하증권 번호를 넣어 보면 화물이 조회되지 않습니다. 관세사에 물어보면 아직 수입신고를 넣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오고, 창고에서는 화물이 아직 안 잡힌다고 합니다.
이때 빠져 있는 것이 배에 실린 화물의 목록입니다. 실무에서는 이를 흔히 적하목록이라고 부르는데, 관세법에는 적재화물목록이라는 이름으로 적혀 있어서 처음 보시는 분들은 두 가지가 서로 다른 서류인 줄 아시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목록이 무엇이고 누가 언제 내는 것인지, 그리고 숫자가 틀렸을 때는 어떻게 되는지를 순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설명을 편하게 하기 위해 하나의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중국 칭다오에서 소형 가전 15상자, 총 480킬로그램, 인보이스 금액 1,200만원어치를 LCL로 들여온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거래가 아니라 설명을 위해 만든 숫자이지만, 이 15상자와 480킬로그램이 글 끝까지 계속 따라 나오니 기억해 두시면 읽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배에 실린 화물의 명단입니다
적하목록은 그 배나 비행기에 무엇이 실려 있는지를 적어 세관에 내는 목록입니다.
세관 입장에서는 배가 들어오기 전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승객 명단과 같은 것이어서, 명단에 이름이 없는 사람이 공항을 빠져나갈 수 없는 것처럼 목록에 없는 화물도 항구를 나갈 수 없다고 이해하시면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화물이 이 목록에 올라 있어야 비로소 세관 전산에 존재하는 화물이 됩니다. 가정한 15상자 480킬로그램이 목록에 들어가면 그때 화물관리번호가 생기고, 유니패스에서 조회가 되며, 관세사가 그 번호로 수입신고를 넣을 수 있게 됩니다. 화물이 조회되지 않는 상태에서 신고부터 서둘러도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목록이 접수된 뒤에 화물 상태를 어떻게 따라가는지는 유니패스에서 선하증권 번호로 화물 상태 확인하기 편에 정리해 두었으니 함께 보시면 흐름이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이 목록은 우리가 만들어서 내야 하는 걸까요?
화주가 내는 서류가 아닙니다
목록을 내는 쪽은 화물을 실어 준 쪽입니다.
관세법이 그 의무를 선박회사와 항공사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가 국제항에 들어오려면 선장이 세관장에게 입항보고를 하면서 적재화물목록을 함께 내도록 정해져 있고, 나갈 때도 출항허가를 받으면서 같은 목록을 내게 되어 있습니다. 화주가 직접 세관에 접수하는 서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우리처럼 여러 화주의 짐을 한 컨테이너에 모아 싣는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컨테이너 안에 열 개 회사의 짐이 섞여 있으면 선사는 그 안까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요건을 갖춘 화물운송주선업자가 작성한 목록은 그 주선업자가 직접 내도록 하는 길이 법에 열려 있습니다. 우리 가정처럼 15상자만 실은 LCL 건이라면 실제로는 이 경로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우리가 낼 서류는 아니지만, 우리 화물의 숫자가 정확히 올라갔는지는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혼재 화물에서 선사와 포워더가 각각 어떤 서류를 만드는지는 마스터 선하증권과 하우스 선하증권 편에 나누어 두었습니다.
그러면 이 목록은 언제쯤 들어가는 걸까요?
배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들어갑니다
목록은 배가 부두에 닿은 뒤가 아니라 그 전에 들어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세관이 통관을 빠르게 진행하고 감시도 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선박회사가 입항 전에 미리 목록을 내도록 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도착한 다음에 서류를 만들기 시작하면 그만큼 전체가 늦어지니, 실무에서는 배가 아직 바다에 있을 때 이미 접수가 끝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가는 쪽도 비슷하지만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 출항할 때는 출항허가를 받으면서 목록을 내는 것이 원칙인데, 세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출항허가 뒤에 일주일 범위에서 따로 기간을 정해 그 안에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출 건에서 배가 떠난 뒤에 서류를 정리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이런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착 예정일에 맞춰 화물이 조회되기를 기다리시기보다는, 그보다 며칠 앞서 목록이 접수되었는지를 포워더에게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목록이 늦으면 창고 반입도 신고도 전부 뒤로 밀리게 됩니다.
숫자가 조금 틀린 정도라면 그냥 넘어가도 될까요?
숫자가 안 맞으면 먼저 바로잡아야 합니다
목록의 수량이나 중량이 실제와 다르면 그 상태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세관이 보는 숫자와 창고가 실제로 받은 숫자가 같아야 화물을 정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한 15상자가 목록에는 12상자로 올라가 있다면, 창고에서 15상자를 받는 순간 세 상자가 목록에 없는 화물이 되어 버립니다. 반대로 목록에 18상자로 올라가 있으면 세 상자가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남게 되고요.

이런 경우에는 목록을 고치는 절차를 먼저 밟게 됩니다. 어떤 서류를 붙여야 하는지, 언제까지 고칠 수 있는지는 관세청 고시가 정하고 있고 항목마다 조금씩 달라서, 실제 건에서는 선사나 관세사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시는 편이 빠릅니다. 다만 고치는 동안 화물은 그대로 창고에 머물고 보관료는 계속 쌓인다는 점은 미리 알고 계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 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의 상자 수와 중량을 선적 전에 한 번 맞춰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480킬로그램으로 적었는데 실제가 505킬로그램이면 그 차이가 목록에도 그대로 따라 들어가고, 도착한 뒤에 고치는 것보다 떠나기 전에 맞추는 쪽이 훨씬 덜 번거롭습니다. 목록이 정리되고 신고가 수리된 다음에 물건을 언제 찾을 수 있는지는 수입신고 수리와 반출 시점 편에 이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적하목록과 적재화물목록은 다른 서류인가요?
같은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관세법에 적힌 이름이 적재화물목록이고, 현장에서는 줄여서 부르는 표현이 굳어진 것입니다. 선사나 관세사가 두 표현을 섞어 쓰더라도 서로 다른 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니 그렇게 이해하셔도 괜찮습니다.
이 목록은 화주가 직접 제출해야 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관세법은 제출 의무를 선박회사와 항공사에 두고 있고, 요건을 갖춘 화물운송주선업자가 작성한 목록은 그 주선업자가 내도록 하는 길도 열어 두고 있습니다. 화주가 하실 일은 우리 화물의 수량과 중량이 정확히 올라갔는지를 확인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배가 도착했는데 화물이 조회되지 않습니다
목록이 아직 접수되지 않았거나 접수된 내용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선하증권 번호를 다시 확인해 보시고, 그래도 조회되지 않으면 포워더에게 접수 여부부터 물어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목록이 들어가야 화물관리번호가 생기기 때문에 그 전에는 수입신고도 진행되지 않습니다.
수량이 틀린 채로 통관을 진행할 수는 없나요?
권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세관이 보는 수량과 실제 반입 수량이 다르면 그 차이만큼 화물이 남거나 모자란 것으로 처리되어 다음 단계가 막히게 됩니다. 고치는 절차와 기한은 관세청 고시가 정하고 있으니 선사나 관세사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떠나기 전에 숫자를 맞춰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적하목록은 화주가 만드는 서류는 아니지만, 그 안의 숫자가 틀리면 손해는 화주에게 돌아옵니다. 목록이 들어가야 화물이 조회되고, 조회가 되어야 신고를 넣을 수 있으며, 숫자가 어긋나면 그것을 바로잡는 동안 보관료가 쌓입니다. 앞에서 가정한 15상자 480킬로그램이 서류마다 똑같이 적혀 있는지를 보시면 대부분의 문제는 미리 걸러집니다.
선적 서류를 만드실 때 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의 상자 수와 중량을 한 번만 맞춰 보시고, 도착 예정일 며칠 전에 접수가 되었는지를 포워더에게 확인해 두시면 충분합니다. 진행 중인 건에서 어느 숫자를 맞춰야 할지 헷갈리신다면 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만 보내 주셔도 함께 확인해 드릴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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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법 제135조(입항절차), 제136조(출항절차)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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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화물 입출항 하선 하기 및 적재에 관한 고시 — 관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