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취보증서, 우리 거래에는 쓸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원본 선하증권보다 배가 먼저 들어오면 화물선취보증서를 쓰면 된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그 보증서에는 은행 이름이 들어갑니다.
은행 이름이 들어간다는 것은 그 거래에 이미 은행이 들어와 있다는 뜻입니다. 신용장으로 열지 않은 거래라면 그 자리에 이름을 넣어 줄 은행이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상황을 만나도 어떤 회사는 보증서 한 장으로 이틀 만에 물건을 찾고, 어떤 회사는 원본이 도착할 때까지 창고료를 보면서 기다리게 됩니다. 무엇이 둘을 갈랐는지는 배가 들어온 날보다 훨씬 앞, 결제 조건을 정하던 자리에서 찾으셔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베트남에서 원단을 들여오는 회사를 가정해, 화물선취보증서가 무엇이고 어느 거래에서 쓸 수 있는지, 쓸 수 없다면 어떤 길이 남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운송인이 원본을 고집하는 것은 인심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선하증권은 받아 두면 좋은 서류가 아니라 그것과 바꿔야 물건이 나오는 서류입니다.
상법은 증권을 작성한 경우 이와 상환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이 조항이 선하증권에도 준용됩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이 규정이 운송인에게 증권 제시 없는 인도청구를 거절할 권리와 함께 거절하여야 할 의무를 함께 두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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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하증권이 하는 일 | 무슨 뜻인가 |
|---|---|
| 채권적 효력 | 증권에 적힌 대로 운송계약상의 권리를 가집니다 |
| 물권적 효력 | 증권을 넘겨받으면 화물을 넘겨받은 것과 같아집니다 |
| 상환증권성 | 증권과 바꾸지 않으면 화물 인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

그래서 담당자가 「원본 없이는 못 내드립니다」라고 하는 것은 규정을 앞세워 버티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본인들이 물어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운송인이 증권과 바꾸지 않고 수입업자에게 화물을 내준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증권을 들고 있던 은행에 대해 운송인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원본을 몇 통 받았는지, 그중 한 통만 있어도 되는지가 헷갈리신다면 선하증권 원본(OBL) 3통, 다 있어야 화물을 찾는 게 아닙니다를 먼저 보시면 이 글이 수월해집니다.
그럼 원본이 아직 안 왔을 때 쓴다는 그 보증서는 무엇일까요?
보증서가 하는 일은 책임을 은행이 대신 지는 것입니다
화물선취보증서는 운송인의 의무를 없애 주는 서류가 아닙니다.
대법원이 설명하는 이 관행은, 선하증권에 수하인으로 적혀 있어 장래 그 증권을 갖게 될 것이 확실한 신용장 개설은행이 보증에 서고, 그 은행 명의의 보증장과 바꾸어 증권 없이 화물을 내주는 형태입니다. 업계에서는 이것을 「보증도」라고 부르고, 그때 오가는 서류가 화물선취보증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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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 이 서류에서 무엇을 하나 |
|---|---|
| 수입자 | 원본이 도착하면 제출하겠다고 약속합니다 |
| 개설은행 | 그 약속을 보증하고 이름을 올립니다 |
| 운송인 | 증권 대신 그 보증장을 받고 화물을 내줍니다 |
여기서 은행이 왜 서 주는지가 중요합니다. 신용장 거래에서는 개설은행이 화물에 대해 권리를 갖는 자리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도 개설은행을 수하인으로 한 운송증권이 발행된 경우 수입자가 대금을 결제하고 그 권리를 넘겨받지 않는 한 화물을 인도받을 수 없다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은행은 남의 일에 보증을 서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담보를 내주는 절차를 밟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행이 끼어 있지 않은 거래에는 이 보증장이 나올 자리가 없습니다.


수하인 칸에 누구 이름이 들어가 있느냐가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인데, 그 칸이 무엇을 바꾸는지는 지시식 선하증권과 기명식, 수하인 칸 한 줄이 순서를 바꿉니다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그럼 은행 없이 송금으로 거래하는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을까요?
은행이 없는 거래에 남는 길은 셋이고, 하나는 권하지 않습니다
송금 거래에서는 보증장을 발급해 줄 주체가 없으므로 다른 방법을 찾게 됩니다.
가정한 거래로 옮겨 보겠습니다. 베트남에서 원단을 사 오면서 30퍼센트를 선급하고 나머지를 선적 후에 송금하기로 했고, 원본 선하증권은 국제특송으로 보내 사나흘 뒤 도착합니다. 배는 이미 부산에 들어와 있고 보관료는 하루씩 붙습니다. 이때 열려 있는 길은 셋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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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길 | 무엇을 하나 | 무엇이 걸리나 |
|---|---|---|
| 기다린다 | 원본이 도착하면 제출하고 찾습니다 | 보관료와 지체료가 그동안 쌓입니다 |
| 서렌더로 바꾼다 | 송하인에게 요청해 원본을 회수하고 전송으로 처리합니다 | 송하인이 동의해야 하고, 대금이 걸려 있으면 거절될 수 있습니다 |
| 먼저 내달라고 한다 | 나중에 원본을 주겠다는 약속으로 인도를 요청합니다 | 운송인이 받아들일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
세 번째 길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예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후일 선하증권을 반환받기로 하고 상환 없이 내주는 이른바 「가도」에 대해, 그것이 국제 상관습으로 행해지더라도 전적으로 운송인이나 운송대리점의 위험부담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손해가 생기면 그 사람이 물어낸다는 뜻이라, 부탁을 받는 쪽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청이 됩니다.

두 번째 길이 현실적으로 가장 자주 열립니다. 다만 원본이 이미 발행돼 송하인 손을 떠났다면 그것을 되돌려 받는 절차가 먼저이고, 대금이 아직 넘어가지 않았다면 상대가 굳이 응할 이유가 없다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첫 번째 길을 택하시게 되면 지금 막혀 있는 것이 서류 하나뿐인지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원본을 기다리는 동안 정산이나 통관에서도 함께 걸려 있으면, 원본이 도착한 날 바로 찾지 못하고 하루가 더 가기 때문입니다.
그럼 다음 거래에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갈림은 배가 들어온 날이 아니라 조건을 정하던 날에 났습니다
결제 조건과 선하증권 방식은 한 묶음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원본을 주고받아야 하는 이유는 대금이 아직 오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파는 쪽은 돈을 받기 전에 물건이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하고, 그 장치가 원본 선하증권입니다. 그래서 대금이 이미 정리된 거래라면 굳이 원본을 돌릴 이유가 없고, 정리되지 않은 거래라면 원본을 돌리는 대신 은행을 끼워 두는 편이 서로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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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제 조건 | 어울리는 선하증권 | 이유 |
|---|---|---|
| 전액 선급 또는 오래된 거래처 | 서렌더 또는 해상화물운송장 | 대금이 정리돼 원본을 잡아 둘 이유가 없습니다 |
| 선적 후 송금 | 원본 또는 서렌더를 건별로 합의 | 상대가 대금을 받기 전이라 원본을 쥐려 합니다 |
| 신용장 | 원본 | 은행이 담보로 쥐는 구조이고, 이때 보증장도 쓸 수 있습니다 |
부킹을 넣기 전에 결정해 두시면 좋은 이유는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서렌더는 한 번 처리되면 취소되지 않고, 반대로 원본이 발행된 뒤에 서렌더로 바꾸려면 그 원본을 회수하는 절차가 따라붙습니다. 세 가지 방식을 언제 무엇으로 고르는지는 원본 BL이 아직 안 갔는데 배가 먼저 도착했습니다에서 비교해 두었습니다.
가정한 거래에 대입해 보시면, 다음 선적부터는 계약서에 결제 조건과 함께 선하증권을 어떤 형태로 발행할지를 한 줄 적어 두시는 것으로 대부분 정리됩니다. 사나흘의 보관료와 그 사이의 전화 몇 통이 그 한 줄에서 갈립니다.
FAQ
보증서로 화물을 먼저 찾았으면 원본 선하증권은 안 보내도 되나요
보내야 합니다. 이 보증은 원본이 도착하면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서는 것이라, 원본이 들어오면 운송인에게 제출하고 보증을 정리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이 정리가 끝나지 않으면 보증을 선 은행 쪽에 계속 부담이 남게 되므로, 원본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먼저 알리시는 편이 좋습니다.
송금 거래인데 거래 은행에 부탁하면 안 되나요
부탁은 하실 수 있지만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신용장 거래에서 개설은행이 보증에 서는 것은 그 화물에 대해 권리를 갖는 자리에 있기 때문인데, 송금 거래에서는 은행이 그 화물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담보도 없이 보증만 서는 모양이 되어서, 거래 관계가 오래된 곳이라도 이 요청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서렌더로 바꾸면 바로 해결되나요
송하인이 동의하고 발행된 원본이 회수되면 가능합니다. 다만 두 가지가 다 필요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본이 이미 상대 은행이나 특송 편에 나가 있다면 그것을 되돌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므로, 오히려 도착을 기다리는 쪽이 빠를 때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선하증권은 그것과 바꿔야 화물이 나오는 서류이고, 상법은 운송인에게 증권 없는 인도를 거절할 의무까지 두고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해석입니다. 그래서 원본이 없으면 화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화물선취보증서는 그 원칙에 예외를 만드는 서류가 아니라, 책임질 사람을 은행으로 바꿔 두는 서류입니다. 신용장 개설은행이 화물에 대해 권리를 가지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보증에 설 수 있는 것이고, 은행이 들어와 있지 않은 송금 거래에는 그 이름을 올려 줄 곳이 없습니다.
그런 거래에서 남는 길은 원본을 기다리거나, 송하인의 동의를 받아 서렌더로 바꾸거나, 운송인에게 먼저 내달라고 부탁하는 셋입니다. 마지막 길은 대법원이 전적으로 운송인의 위험부담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본 방식이라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실무에서 실제로 열리는 문은 두 번째입니다.
그러니 이 문제는 조건을 정할 때 미리 막아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결제 조건 옆에 선하증권을 어떤 형태로 받을지 한 줄 적어 두시는 것으로 대부분 끝납니다.
지금 화물이 묶여 계시다면 선하증권 사본과 결제 조건만 보내 주셔도 됩니다. 어느 길이 열려 있고 무엇부터 하셔야 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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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제129조(화물상환증의 상환증권성), 제861조(준용규정) —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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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14123 판결 — 보증도·가도의 성격과 위험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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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9. 4. 선고 96다6240 판결 — 선하증권의 효력과 증권 없는 인도의 배상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