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출, 화장품은 운임이 아니라 자격에서 막힙니다
얼마 전 인천에서 호치민으로 화장품을 보내겠다는 문의를 받았습니다. LCL 견적을 뽑아 드렸고, 숫자는 무리 없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견적서를 보내기 전에 한 가지를 여쭤봤고, 그 답에서 건이 멈췄습니다.
운임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화장품 수출은 배에 싣는 것까지가 어렵지 않습니다. 인천 항구 창고에 화물이 들어가고, 수출신고가 수리되고, 배가 뜨고, 호치민 항구 창고에 도착할 때까지 신호가 전부 초록불입니다. 정지하는 곳은 그 뒤입니다. 도착지에서 물건을 찾아갈 사람이 그 물건을 받을 자격을 갖췄는지를 그제야 봅니다.
그래서 베트남 수출을 준비하실 때 운임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화장품은 물건이 아니라 자격으로 통과합니다
일반 공산품은 물건만 보면 끝납니다. 품목분류번호를 정하고, 그에 맞는 세율로 세금을 내면 통관이 끝납니다.
화장품은 여기에 축이 하나 더 붙습니다. 베트남은 화장품을 팔기 전에 보건 당국에 먼저 신고하도록 정해 두었고, 그 신고가 끝난 물건만 시장에 나갈 수 있습니다. 근거는 베트남의 「화장품 관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입니다. 2011년에 만들어져 2021년에 개정본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생깁니다. 신고하는 대상이 물건이니 물건만 제대로 만들면 된다고 읽으십니다. 그런데 실제로 걸리는 곳은 물건이 아닙니다. 그 물건을 신고한 사람에게 신고할 자격이 있는가에서 갈립니다.

먼저 두 서류의 이름부터
복잡해 보이지만 갈래가 여럿인 것이 아닙니다. 한 줄로 이어진 사슬이고, 여기 놓이는 서류는 두 개뿐입니다.
첫 번째가 자유판매증명서입니다. 영문 약자로 CFS라고 부르는데, 물류에서 말하는 컨테이너 창고 CFS와는 이름만 같고 전혀 다른 서류입니다. 헷갈리기 쉬우니 이 글에서는 그냥 증명서라고 부르겠습니다.
무엇을 증명하느냐면 이 제품이 만들어진 나라에서 아무 문제 없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학 갈 때 내는 졸업증명서를 떠올리시면 쉽습니다. 본인이 졸업했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안 되고, 학교가 떼 준 서류라야 상대 나라가 받아 줍니다. 화장품도 같습니다.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팔리는 제품이라는 것을 한국 기관이 확인해 줘야 베트남이 받아 줍니다.
두 번째가 공표입니다. 베트남 보건 당국에 이런 화장품을 팔겠다고 등록하는 절차이고, 끝나면 접수번호가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화장품을 팔기 전에 하는 신고와 같은 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먼저 한국에서 증명서를 받고, 그 서류로 베트남에서 공표를 신청하고, 공표가 끝나야 통관과 유통이 열립니다. 앞칸이 비면 뒷칸은 열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증명서는 아무나 못 뗍니다.

첫 번째 관문 — 증명서는 브랜드 주인만 뗍니다
증명서는 국내에서 대한화장품협회가 「제조판매증명서」라는 이름으로 발급합니다. 받을 수 있는 곳은 책임판매업자 하나뿐입니다.
책임판매업자라는 말이 낯설 수 있는데, 그 화장품을 자기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는 회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브랜드 주인입니다. 만들기만 하는 공장도, 사다 파는 도매상도, 수출만 하는 무역회사도 여기 해당하지 않습니다.
화장품 수출 실무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남의 브랜드 제품을 사서 해외에 파는 무역법인은 그 제품의 브랜드 주인이 아닙니다. 정품을 제값 주고 샀어도 그 제품의 증명서를 뗄 권한은 브랜드사에 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수출을 하시려면 브랜드사의 협조가 사슬의 첫 칸입니다. 브랜드사가 서류를 내주면 진행되고, 안 내주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발급 자체는 무거운 절차가 아닙니다. 협회 기준으로 수수료는 회원사 20,000원, 비회원사 40,000원이고 기본 10품목까지 포함됩니다. 처리는 접수일로부터 2영업일입니다. 어려운 것은 발급이 아니라 발급받을 자격입니다.


국내에서 화장품을 팔려면 식약처에 화장품책임판매업으로 등록해야 하고, 등록하려면 품질관리와 판매 후 안전관리를 맡을 사람을 두어야 합니다. 증명서를 브랜드 주인만 뗄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는 자리가 그쪽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관문 — 공표는 베트남 회사가 신청합니다
증명서를 확보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공표 신청은 한국에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화장품 공표는 현지에서 신청합니다. 한국 수출자가 직접 넣는 서류가 아니라, 베트남에서 그 물건을 수입해 팔 회사가 자기 이름으로 신청합니다. 그래서 화장품 수출은 보내는 쪽만 준비가 됐다고 진행되지 않습니다. 받는 쪽도 신청 자격을 갖춘 법인이어야 합니다.
서류를 만드는 쪽과 신청하는 쪽이 다르다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표를 옆으로 밀어서 볼 수 있습니다
| 무엇 | 누가 | 어디서 |
|---|---|---|
| 증명서·성분표 준비 | 한국 브랜드사 | 한국 |
| 공표 신청 | 베트남 수입·유통 법인 | 베트남 |
| 통관 | 베트남 수입자 명의 | 베트남 |
한국에서 아무리 서류를 잘 갖춰도 받을 쪽이 비어 있으면 사슬이 끊깁니다. 반대로 현지 파트너가 이미 그 브랜드로 공표를 받아 둔 상태라면 남은 것은 정말로 운임뿐입니다.


세 번째 관문 — 아포스티유가 통하지 않습니다
서류를 다 만들고 마지막에 걸리는 곳이 인증입니다.
해외에 서류를 낼 때는 그 서류가 진짜라는 확인 도장이 필요합니다. 여러 나라가 서로의 도장을 인정하기로 한 약속이 아포스티유 협약이고, 가입국끼리는 도장 한 번이면 끝납니다.
베트남은 그 약속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포스티유를 아무리 잘 받아도 베트남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베트남에 낼 서류는 도장을 세 번 받아야 합니다. 공증을 받고, 외교부 영사확인을 거치고, 주한 베트남대사관 인증까지 받아야 서류로서 힘이 생깁니다. 단계마다 며칠씩 걸리므로 선적 일정을 잡을 때 이 구간을 빼놓으면 배는 떴는데 서류가 못 따라가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견적 전에 두 가지를 여쭤봅니다
포워더가 물어야 할 것이 운임 조건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화물이 도착지에서 멈추면 창고료는 날마다 쌓이고, 되돌리려면 편도 운임보다 큰 돈이 듭니다. 그 청구서는 결국 화주에게 갑니다.
그래서 베트남 화장품 건은 견적을 계산하기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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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쪽에 통관을 할 회사가 정해져 있는가 — 베트남 현지에서 자기 이름으로 수입신고를 할 법인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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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가 해당 브랜드로 공표를 받아 두었는가 — 회사가 있어도 그 브랜드 공표가 없으면 파는 단계에서 다시 막힙니다
둘 다 확인되면 그때부터는 평범한 LCL 건입니다.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운임을 아무리 잘 맞춰도 그 견적은 쓸 데가 없습니다.

확인하실 곳은 한국 콘솔사가 아니라 호치민 현지 에이전트입니다. 콘솔사는 도착지 창고에 물건을 넣는 데까지를 자기 업무로 보기 때문에 그 구간만 놓고 답합니다. 물건을 찾아 나가는 단계는 그 뒤라 답의 범위 밖입니다.
정리
베트남 수출에서 화장품은 운임 문제가 아니라 자격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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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서는 브랜드 주인만 뗍니다. 제품을 사다 파는 무역회사는 대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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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표는 베트남 회사가 신청합니다. 보내는 쪽 준비만으로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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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인증은 공증·영사확인·대사관 세 단계입니다. 아포스티유로는 대체되지 않습니다
이 셋이 갖춰져 있으면 나머지는 운임과 스케줄입니다. 화장품 수출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브랜드사 협조와 현지 파트너 자격을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답이 나온 뒤에 견적을 보시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FAQ
베트남에 화장품 수출하려면 서류를 누가 준비하나요?
서류를 만드는 쪽과 신청하는 쪽이 다릅니다. 자유판매증명서나 성분 관련 서류는 한국 브랜드사가 준비하고, 그 서류로 공표를 신청하는 것은 베트남 현지의 수입·유통 법인입니다. 한국 수출자가 직접 베트남 당국에 신청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자유판매증명서는 무역회사도 발급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습니다. 대한화장품협회가 발급하는 제조판매증명서의 발급 대상은 책임판매업자, 즉 그 제품의 브랜드 주인입니다. 제품을 매입해 파는 무역회사나 유통회사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 제품의 브랜드사에 발급을 요청하셔야 합니다.
서류 공증은 아포스티유로 되나요?
되지 않습니다. 베트남은 아포스티유 협약 가입국이 아니라서 영사확인 경로를 거쳐야 합니다. 공증, 외교부 영사확인, 주한 베트남대사관 인증 순으로 진행하셔야 서류가 인정됩니다.
공표를 한 번 받으면 계속 쓸 수 있나요?
아닙니다. 베트남 화장품 공표 접수번호에는 유효기간이 있어 만료 전에 갱신해야 합니다. 기간과 갱신 시점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표를 보유한 현지 파트너에게 남은 기간을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박람회 출품용 샘플도 공표가 필요한가요?
전시만 하고 되가져오는 경우와 현지에서 판매·배포까지 하는 경우는 제도가 다릅니다. 되가져오는 조건이면 별도 경로가 있고, 현지에서 팔거나 나눠 주면 유통에 해당해 판정이 달라집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갈리므로 출품 계획을 정한 뒤 현지에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자료
출처 : 세계법제정보센터(법제처) — 베트남 「화장품 관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원문
출처 : 대한화장품협회 — 증명서 발급 안내(제조판매증명서) 발급절차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 화장품 업 등록(제조업자 및 책임판매업자) 정책정보
출처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화장품책임판매업 등록 본문